안녕하세요, NownS입니다.
지난 1년간, SIPE라는 개발자 동아리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1기는 회원으로, 2기에는 운영진으로 활동했는데요,
많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던 SIPE 활동에 대한 후기입니다.
(이하 포스트 내용은 작성의 편의성을 위해 해라체로 작성하겠습니다.)
SIPE란
SIPE란 Sharing Insight with People Everyday 의 약자로, 다양한 사람들과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모임이다. 2기까지의 직업군은 현직에 있는 개발자로 한정하고 있고, 다양한 분야, 다양한 회사의 사람들이 모여서 각자 갖고 있는 다양한 인사이트를 나누며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운 좋게 동아리의 시작부터 함께할 수 있었는데, 1기에는 회원으로, 2기에는 운영진으로 활동했다. 성향도 ISTP로 상당히 내향적인 편이었고, 동아리 활동도 최소한으로 해왔던 필자가 어떻게 운영진까지 진행할 수 있었는지, 어떻게 성격이 변할 수 있었는지 사이프 활동 내용과 필자가 참여한 것들 위주로 설명하겠다.
SIPE 활동
처음 사이프에 지원하게 되었던 동기는, 지루함이었다. 백엔드 개발자로서 회사에 입사한지도 1년이 넘어가고 있었고, 점점 회사 시스템에 적응은 끝마쳤을 무렵이었다. 회사 업무에 관해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동료들도 있었고, 회사와 아예 관계없는 취미도 만들어 둔 상태였다. 취미에도 점차 익숙해져 갈 때쯤, 일종의 갈증을 느끼기 시작했다.
회사에서 배울게 분명히 많은 건 맞지만, 이렇게 지내다가 보면 우물 안의 개구리가 될지도 모르겠다는 걱정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필자는 컴퓨터공학 전공생은 아니다. 어떻게 개발자가 되었는지는 추후 기술할 Best of the Best 후기에서 좀 더 이야기해보기로 하고, 컴퓨터공학 전공생은 아니다 보니 주변에 개발자 친구가 절대적으로 적은 편이었다. 대부분 나와 비슷한 경로, 또는 자발적으로 개발자가 되고자 공부한 친구들뿐이었고, 보안이 본 전공이었던 특성상 개발자를 한다고 하더라도 백엔드 개발자로 취직한 친구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다 보니 풀이 매우 한정적이었고, 더 이상 크게 다른 점도 없어 보이는 시기였다.
그래서 이 상황을 타개할 방법으로, 동아리도 고민해 보았다. 하지만 내가 아는 대부분의 개발 관련 동아리들은 프로젝트를 위한 동아리였다. 현직자들끼리 업무에 관해 이야기 나눌 기회보다는, 취준생과 현직자가 함께 모여 하나의 주제를 갖고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것이 주 목적인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사이드 프로젝트까지 진행하기에는 시간적인 부담이 많은 상황이었고, 회사에 다닌지 1년쯤 지나 어느 정도 적응했다고는 하지만 회사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에만 집중하기에도 부족한 시간이었다. 집중력의 총량은 결국 정해져 있었고, 그 집중력을 나눠서 쓰기에는 모자란 상황이었다.
이러한 지루함과 모순을 또다시 자주 보던 학과 동기인 개발자 친구에게 토로하던 시점, 친구가 한 동아리를 추천해 주었다. 그 동아리가 바로 사이프였다. 그때가 마침 지원 기간이었고, 나의 생각과 정확히 일치했던 사이프 동아리에 합격할 수 있었다. 그리고 1기는 회원으로, 2기때는 운영진으로도 활동을 진행하면서, 다양한 분야의 많은 개발자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고, 수많은 새로운 인사이트들을 공유받을 수 있었다. 그래서 그동안 진행했던 활동들을 쭉 정리해 보았다.
오리엔테이션
동아리원들을 처음 만나는 자리였다. 1기 오리엔테이션때는 필자의 I성향이 극한으로 나온 시기가 아니었나 싶다. 아무 토픽 없이 처음 보는 사람과 대화하는 게 상당히 어려웠고, 그래서 초반에는 거의 혼자 가만히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사람들이 점점 차고,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하면서 미션 주제에 대해 고민하는 등 토픽이 생겨나가니 맞장구치며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어져 갔다. 이때가 정말 필자의 터닝 포인트가 아니었나 싶다. 사실 생각보다 어려운 게 아닌데, 그동안 너무 어렵게 생각해 왔었다. 이후로는 게임을 진행하면서 같이 있던 사람들과 금방 친해질 수 있었던 것 같다. 참가자 입장에서 봤을 땐, I성향인 나도 정말 빠르게 사람들과 가까워질 수 있는 자리였다.
2기 오리엔테이션 때는 운영진을 맡으면서, 오리엔테이션 게임 운영 및 진행을 맡았다. 참가자 입장에서 볼 때와 다르게, 운영자 입장에서는 고민할 부분이 매우 많았다. 이때, 넛지 이론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넛지란 일종의 자유주의적인 개입, 혹은 간섭을 의미하는데, 아주 사소한 개입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상대가 내가 원하는 대로 행동하도록 하는 방법을 의미한다. 이때 처음으로 이 넛지라는 개념에 대해 고민해 보게 되었고,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 많이 고민했으며, 행사 내에서 자연스러운 행동 규범을 만들어 내며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 이후 다양한 사이프 2기 활동에 넛지를 적용해 보려고 노력했고, 이론을 다양한 분야에 실제로 적용해 보면서 실제 운영에도 도움이 되었다.
미션
미션은 사이프의 메인 활동이라고 볼 수 있다. 팀을 나누어 본인들이 관심 있는 주제를 갖고 자율적으로 미션을 진행하고, 정량적인 지표를 통해 미션 성공을 평가한다. 미션과 지표 모두 팀에서 자율적으로 정하는 방법을 통해 부담을 최소화하고, 본인이 정한 분량이라는 책임감을 부여하고 있다. 1차 미션 때는 이펙티브 코틀린 책을 읽었고, 2차 미션 때는 주 1회 아티클을 정리하는 미션을 진행했다. 두 미션 모두 성공적으로 진행되었고, 2차 미션 때는 심지어 1등 팀으로 뽑히기까지 했다.
2기 때도 1기 때와 유사하게, 미션 활동을 통해 수료 여부를 결정했다. 2기 때 필자는 책 읽기 스터디를 진행했고, 주 1회 일정 양을 정해서 정리하는 식으로 진행했다. 1차와 2차 미션 모두 동일한 팀으로 이어서 진행했고, 책을 거의 완독 할 수 있었다. 혼자 읽는 것보다 특히 좋았던 점은 자바로 쓰여 있는 책이지만, 팀원들 중에는 스위프트와 파이썬 개발자들도 있었다는 점이었다. 다른 언어에서 사용하는 패러다임에 대해서도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였고, 색다른 경험이었다.
사이프챗 & 사이데이션
사이프챗에서는 팀을 나누어 서로 나누고 싶은 주제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리를 가진다. 1차 사이프챗 때는 동아리 활동 초기였기 때문에 다양한 주제들을 투고받아 2차 사이프챗 때는 나누어서 진행되었다.
2기 사이프챗은 1기 때와 비슷한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주제를 투고받아 서로 관심 있는 분야가 겹치는 사람들끼리 팀을 만들어 주었고, 긴 시간 동안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공간을 제공해 주었다.
사이데이션은 1기때는 나들이 & 액티비티라는 이름으로 진행되었다. 주 목적은 미션 팀원들과 친해지는 것이었으며, 나들이 때는 정규 세션 시간에 팀원들과 놀러 나가는 시간을 갖고, 액티비티 때는 팀원들과 다양한 운동 관련 활동을 진행했었다.
2기 사이데이션은 친해지는 시간과 더불어서, 미션을 좀 더 세부적으로 구체화하는 시간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팀별로 자연스럽게 운영될 수 있도록 미션 보드, 시간별 인증샷 등 다양한 보상 및 확인 요소들을 이용하였다. 적절한 제한을 통해서 동아리원들에게 부담 없이 출석 체크를 진행하고, 사이데이션을 진행할 수 있었다.
내친소
사이프에는 IT업계의 친구를 소개하고, 네트워킹하는 행사인 내친소라는 행사가 있다. 그리고 사이프에는 운영진의 부담을 줄이고, 외부 행사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회원들과 기획 및 운영을 함께 진행하는 TF 제도가 있다. 내친소는 필자가 처음으로 참여한 TF였다.
1기 내친소는 너 I(T)야? 라는 부제를 갖고, 네트워킹 파티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2개의 파트로 나누어서 첫 번째 파트에서는 팀을 나누어 레크리에이션을 진행하였고, 두 번째 파트에서는 각 팀별로 1명씩 TF팀이 들어가 처음 만나는 사람들끼리 빠르게 친해질 수 있도록 진행을 도우면서, 서로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나는 첫번째 파트 활동의 레크리에이션 게임 만들기 및 운영을 담당하였다. 게임을 만들면서도 고민이 많았는데, 어떻게 하면 제한된 시간 동안 참여자들이 소외되는 사람 없이 모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었다. 그래서 첫번째 게임은 팀의 모든 사람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게임으로 운영하였고, 두번째 게임은 장학퀴즈 형식으로 팀 대표가 나와서 게임을 진행하지만, 대표를 바꾸거나 팀원이 와서 알려주기도 할 수 있는 찬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처음 보는 참가자들 사이에서도 소외되는 사람 없이 최대한 모두가 게임에 참여하는 것에 포커스를 두고 게임을 기획하였고, 혹시 모를 돌발 상황에도 대비하여 PPT에 여유 공간을 넣는 등 최대한 꼼꼼하게 행사를 기획하였다.
결론적으로 게임에 모두가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팀원들끼리 급격하게 가까워질 수 있어 게임을 성공적으로 진행할 수 있었으며, 돌발상황을 최소화하고자 했기 때문에 돌발상황이 있더라도 임기응변을 통해 잘 대처하며 마음 편하게 두번째 파트로 넘어갈 수 있었다. 이때 느꼈던 점은 돌발상황을 100% 제어할 수는 없지만, 그 정도를 최소화할 수는 있다는 점이다. 이때의 TF 활동을 통해 2기 운영진 활동을 진행할 때도 비슷한 태도를 유지하면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최소화할 수 있었고, 행사를 유연하게 진행할 수 있게 되는 좋은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2기 내친소 역시 TF를 모집하여 진행하였고, 큰 포맷은 1기 때와 비슷하게 진행되었다. 1기 내친소 때의 피드백을 적용하여 주제별 네트워킹 시간을 확장하였고, 2기 내친소 때도 역시 IT 내 다양한 분야의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고, 개발자들끼리만 있을 때와 달리 새로운 이야기도 들을 수 있어서 재밌는 시간이었다.
이 자리를 빌려 1기 내친소 / 2기 내친소에 참여했던 많은 참가자 분들, 그리고 함께 노력한 TF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사담콘
1기 사담콘은 내부 행사로 진행되었다. 1기 사담콘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내용은 부동산에 관련된 여정 발표였다. 월세부터, 전세, 그리고 매매까지 진행하는 과정에 대해서 상세하게 발표했었다. 이처럼 1기 사담콘은 주제에 관계없이 나누고 싶은 지식들이 있다면 발표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으며 내용이 어렵건 쉽건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발표를 해볼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 주는 게 주된 목적이었다.
2기 사담콘은 <우리들의 성장통> 이라는 주제로 운영되었다. 1기 때와는 다르게 소정의 입장료를 받는 외부 행사로 진행되었으며, 기술적인 부분보다는 다방면에서 성장해 나가면서 있었던 다양한 사건들에 대해서 강연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시민청 태평홀에서 진행되었고, 2기 첫 외부 행사인만큼 신경이 많이 쓰였던 행사였다. 가장 인상 깊었던 발표는 김우재 발표자의 "내가 깨달은 것들" 이었다. 한 사람의 도전과 실패, 그리고 회복 및 다시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바라보면서 다시 한번 동기부여를 얻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발표 내용이 궁금하다면 SIPE 유튜브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이프톤
사이프톤은 2기 때 새로 만들어진 행사다. 동아리원들 사이에서 해커톤에 대한 니즈가 있었고, 동아리 차원에서 창업 관련 활동도 지원하기 위해 행사를 새로 기획하여 운영했다. 필자가 메인 운영진으로 TF가 운영된 행사였는데, 완전히 바닥부터 처음 진행하는 행사다 보니 고민 사항과 결정해야 할 사항들이 많은 편이었다. 외부 디자이너를 모집하기로 결정했고, 미리 해커톤 팀을 만들어 주었으며, 주제는 어떻게 할지, 어느 정도까지 개발해 오는 것을 허용할지, 시상은 어떻게 할지 등 고민할 부분이 많은 행사였다.
다행히 디캠프의 후원을 받아 음식을 제공할 수 있었고, 참가비 없이 회식비 명목의 상금을 제공하는 것으로 결론 냈으며, 개발은 자발적으로 원하는 만큼 해와도 상관없는 것으로 결정했다. 중간중간 이벤트도 추가하고, 라디오 행사 등을 통해서 우려와 달리 최소 비용으로 최대의 즐거움을 제공하자는 목표는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해커톤을 운영하면서도 배운 점이 많았다. 사소하고 쉬워 보이는 행사더라도 신경 써야 할 점이 많다는 것, 그리고 행사에서 만족도를 끌어올리는 방법과 돌발상황에 대처하는 방법들에 대해 알 수 있었던 것 같다.
사이프톤 때 가장 인상 깊었던 팀은 키워드를 이용하여 여행 컨텐츠를 생성해 주는 앱을 만든 팀이었다. 생성형 AI를 이용하여 키워드를 통해 여행에 가서 어떤 활동을 할지 알려준다는 컨셉이 인상 깊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몰입해서 해커톤을 즐겨준 모든 팀들, 그리고 함께 열심히 운영해 준 TF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소감
사이프 1기 활동은 내가 갖고 있던 빈 공간을 완벽하게 채워주는 기간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내가 생각했던 니즈와 동아리의 목적이 완벽하게 일치했고, 비슷한 고민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다 보니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객관화해 보는 경험도 해볼 수 있었고, 다른 회사에서는 어떻게 기술을 사용하는지, 인사이트에 대한 갈증을 해결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래서 동아리에 애정을 갖기 시작했으며, 이 동아리가 잘 자리 잡기를 원했고, 이는 운영진을 해보기로 결심하는 계기가 되었다.
2기 때는 실제로 운영진으로 활동하면서, 회원으로 활동할 때와는 또 다른 모습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비영리 단체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보이는 새로운 부분들이 있었던 것 같다.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방법이나,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다른 의견들, 그리고 그 의견들을 서로 조율해 나가는 과정에 대해 알 수 있었다. 또한 운영진들 사이에서도 다양한 관점들을 공유하다 보니, 다른 사람들의 관점에 대해서도 점점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되고, 시간이 지나면서 조율해나가는 과정, 사람들을 매니징 해가는 과정이 익숙해져 갔다. 이런 경험은 회사 생활을 통해서는 주니어가 쉽게 얻을 수 없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가 운영진을 해볼 기회가 있다면 적극 추천하고 싶다.
3기...?
아마도 3기는 운영진에서 회원으로 다시 돌아가서, 부담 없이 활동하지 않을까 싶다. (3기 운영진분들이 뽑아준다면...?)
1기, 2기 때 그랬던 것처럼, 좋은 사람들을 3기에서 또다시 만나보고 싶고, 함께 좋은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경험을 가져보고 싶다. 또한 3기 때는 1기, 2기에서 경험했던 좋은 인사이트 공유 및 네트워킹과 더불어 기술적인 내용도 좀 더 심화적으로 다루고자 한다고 하니, 새로운 경험에 대해서도 기대 중이다.
3기는 9월부터 리쿠르팅 예정이며, 10월부터 활동을 진행 예정이니, 관심 있는 독자가 있다면 필자에게 질문해도 괜찮고, 사이프 홈페이지(https://sipe.team)나, 사이프 인스타그램을 참고해도 좋다.
그리고 정말 마지막으로, SIPE 2기 운영진들 정말 고생 많았다. SIPE 3기 운영진들도 화이팅!
다음 포스트는 취업 전, 나의 커리어를 바꾸어 주었던 차세대 보안인재 양성 프로그램 Best of the Best 후기로 돌아오겠습니다. See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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